농학박사정현석 칼럼

훗날 귀하게 쓰임받는 그릇이 되십시오.

FM애그텍 | 2017-02-20 1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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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대학 의과를 졸업한 몬테소리는 로마 정신병원에서 보조의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이곳에서 정신 지체 아동들이 아무런 치료 없이 동물처럼 수용되어 있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아이들은 멍청한데다 바보 같다니까.”

얘들에겐 생각이란 게 없어.”

그냥 둬! 너는 할 수 없어.”

 정신 지체 아동들을 보살피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을 욕하고 마음대로 판단하며 벌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해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어린이들에게 그런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몬테소리는 공원에서 한 거지 모녀를 보았습니다. 구걸하는 어미 옆에서 어린 딸이 헌 보자기 하나를 손에 들고는 접었다 폈다 하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행복해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몬테소리는 놀이를 통한 교육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뒤 카사 데 밤비디라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차츰 하나의 정신 운동으로 발전해갔고, 몬테소리 교육법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법을 개발한 그녀가 바로 이탈리아 최초의 여의사이자 교육자인 마리아 몬테소리입니다.

  세상에 사용되는 수많은 종류의 그릇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그릇은 밥그릇으로 또 어떤 그릇은 물그릇으로, 또 어떤 그릇은 무언가를 보관하는 그릇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처음 목적을 벗어나 다르게 사용되어지는 그릇들도 많습니다. 귀한 것을 담기도 하고 때론 더럽고 천한 것을 담기도 하면서 각자의 존재 역할을 합니다. 그릇이 아무것도 담고 있지 못하면 그 존재 의미가 없겠지요.

성경디모데후서에는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그릇뿐만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인간을 그릇에 비유하면서 누구든지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세상에 귀하게 쓰이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하게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우리들 스스로가 우리 안에 쓸데없는 것들, 천한 것들을 집어넣어 귀하게 쓰임 받지 못하는 그릇처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를 비우고 늘 깨끗한 마음으로 준비하면 귀하게 쓰임 받기에 합당해진다는 성경의 교훈처럼 과연 우리는 무엇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과연 자신을 어떤 그릇이라고 생각할까요? 금 그릇일까요? 은그릇일까요? 아니면 나무그릇, 질그릇일까요? 저는 그들에게 지금이 어떤 그릇인가 중요한 게 아니라 훗날 과연 무엇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하는가를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이미 만들어진 그릇을 사용하는 때가 아니라 훗날 사용될 그릇을 만드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도공이 좋은 흙을 선택해 나중에 탄생할 훌륭한 도자기를 상상하며 정성을 다해 흙을 빚는 것처럼, 청소년들 역시 어떤 그릇을 만들까 결정하고 그 그릇을 빚기 위해 정성을 다해야 하겠지요.

 시선(詩仙)이라 불렸던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부임지인 옛 촉나라 땅 성도(成都)에서 자랐습니다. 그때 훌륭한 스승을 찾아 상의 산에 들어가 수학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공부에 싫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백은 스승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집을 향해 걷고 있는데, 한 노파가 바위에 도끼를 열심히 갈고 있었습니다. 이백은 그 모습이 너무 의아해서 노파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세요?”

바늘을 만들려고 도끼를 갈고 있단다.”

이백은 너무 황당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아무리 간다고 해도 그렇게 큰 도끼가 바늘이 될까요?”

그럼, 되고말고.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할머니는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습니다.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면이라는 말이 이백의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생각을 바꾼 이백은 노파에게 공손히 절하고 다시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후로 이백은 마음이 게을러질 때면 바늘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도끼를 갈고 있던 그 노파의 모습을 떠올리며 분발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이야기에서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습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노력과 정성이 있다면 뭐든지 해낼 수 있겠지요.

 지금 많은 젊은 청춘들이 겪고 있는 노력과 수고는 훗날의 명품 그릇이 되기 위한 과정입니다. 지금 들이는 수고와 노력에 따라 훗날 값싼 질그릇이 되기도 하고 모두가 감탄하며 우러러 보는 멋진 도자기가 되기도 하겠지요.

중국 명나라 말기에 홍자성이 쓴 채근담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명마가 되고 품질이 나쁜 쇠붙이도 잘 다루면 훌륭한 그릇이 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천성이 좋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면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릇은 비싸고 귀한 것이 좋은 게 아니라 귀하게 쓰이는 게 좋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외모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귀한 마음으로 쓰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릇은 비워야만 채울 수 있습니다. 차고 넘치는 그릇에는 아무것도 채워 넣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욕심을 비우고, 질투와 미움을 비우고,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것을 비워야 그 자리에 밝고 깨끗하고 귀한 것을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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