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박사정현석 칼럼

어디로 가야 할까요??

FM애그텍 | 2017-02-13 08: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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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724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에 204,698명이 지원했습니다. 전체 선발 인원이 2,738명인데 204,698명이 응시했으니 경쟁률이 74.81로 역대 최고 지원자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합격자가 2,738명이면 응시자가 204,698명이니까 결국 201,960명이 시험에 떨어지는 셈입니다. 참으로 취직하기가 어렵고 먹고살기 힘든 세상인 것 같습니다.
  
9급 공무원에 응시하는 수많은 응시생들 중에서 9급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 중에 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이 직업의 안정성 때문일 것입니다. 이름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히 취직할 곳이 없고, 이름 있는 대기업공기업, 전문직 등으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공무원의 경우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공무원의 처우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20139급 공무원의 보수를 보면 연봉 자체는 대기업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다양한 복지 혜택과 각종 수당이 있어 결코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공무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사명감까지 느낄 수 있어 이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GDP)2만 달러를 넘어선지 오래고, 무역규모가 2012년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에 이어 세계 8위에 오르는 등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거리에는 중대형차가 홍수를 이루고 인천국제공항은 해외 여행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20, 30년 전에 비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으며 무역규모도 일취월장한 건 사실이지만, 살아가는 것은 그때보다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지원만 하면 따 놓은 당상이었던 직종들이 이제는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률로 치솟고 있으며, 웬만한 직장에 입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것이 이 시대의 현실입니다.
 
특히 예전과 다르게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는 상태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졸 청년들이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직 등에 취직하려고 몰리게 되면서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은 예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취업 희망자들이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안정되거나 높은 보수가 보장되는 직장만 바라기 때문에, 그 부작용으로 실업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이나 공직에 들어가야 성공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청년 실업률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물음을 놓고 고민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한 번 주어진 인생인데 이왕이면 돈 걱정, 건강 걱정, 큰 우환 없이 일생을 평탄하고 평온하게 살아가길 소망할 것입니다. 또한 누구나 힘든 시련이 다가오면 피하고 싶고, 그것으로부터 떠나 편안함으로 나아가고 싶어 합니다.
  청년들에게 있어 인생은 길고, 해야 할 일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청년들은 대개 이렇게 항변할지도 모릅니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삶의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난하며 난처한데, 무슨 여유로 긴 인생의 희망을 꿈꾸며 원대한 목표를 세우겠습니까?” “대학 졸업하고 나이는 먹어가고, 취직은 되지 않아 이 눈치, 저 눈치에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겨운 마당에 무슨 큰 희망을 꿈꾸겠습니까?” 맞습니다. 현실이 그저 암담하고 난처하기만 합니다. 자신만만했던 패기와 열정도 한두 번 취업에 실패하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불안감과 초조함이 밀려오며 불현듯 혹시 내가 이 사회에서 낙오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본인 스스로 열등감에 빠져들고 자존심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현실은 참 녹록치가 않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혹은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등 스펙을 쌓아갑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스펙을 가진 청년들이 주변에 부지기수입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9급 공무원 2,700명 모집에 무려 204,000여명이 응시하는 것이 대한민국 청년 취업의 현실입니다. 패기와 열정으로 자신의 인생에 도전해야 할 젊은이들이 그저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는 데만 힘을 쏟고 있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안정을 추구하고 우물 안 개구리같이 한정된 곳에서 삶의 전부를 보내고 살아간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온 게 아니라, 젊음을 내던지고 열정을 불사르고 도전한 사람들에 의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혁신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전해온 것입니다.
 
현실이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대 청년들에게 현실이 평안하고 아무런 고민과 걱정이 없다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때는 분명 긴 인생을 힘차게 출발하고 뻗어나가는 시기입니다. 단순히 편하고 안정된 것만 추구하기엔 다가오는 시련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경남 거창군에 거창고등학교가 있습니다. 학교 측은 직업선택 10계명을 마련하고 재학생들한테 늘 주지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월급이 적은 쪽으로 가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것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있는 곳으로 가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10계명은 전부 하라’, ‘가라로 끝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지시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10대 후반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라는 강한 신념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부모님이나 어른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고 이루어놓은 편한 곳에 와서 누리고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도전하고 열정을 가지고 개척해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보라는 강한 교육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하고 기회가 펼쳐져 있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이보다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이며 도전적인 표현이 어디 있겠습니까? 현실에 너무 안주하기를 원하고 먼 인생까지도 미리 작정하고 단정 짓기 일쑤인 대다수의 청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계명들입니다.
 
현재 50, 60대 기성세대가 청년 시절이었던 1970, 80년대에는 외국어 능통자 우대라는 말이 채용시험에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그야말로 영어 하나만 제대로 할 줄 알면 대접받던 시절이었고, 취직 걱정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모셔가려고 안달이었죠. 경기가 활성화된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희소성 때문이었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영어 능통자가 부족하다 보니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주위를 둘러보면 영어권 유학생이 넘쳐나고 어학연수나 조기 영어교육 등으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제 더 이상 영어를 잘한다고 특별 대접을 받는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그만큼 희소성이 감소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 영어 공부에 목을 맵니다. 남들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거창고등학교 10계명은 우리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라는 겁니다. 남들이 배우지 않는 언어를 배우라는 겁니다. 아프리카 언어를 배우든지 히말라야 네팔어를 배우든지,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배우기가 어려우면 현지로 떠나 그들과 함께 부대끼고 생활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 습관, 언어를 배우면 그것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남이 가지 않는 길, 즉 황무지로 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황무지는 늘 황무지로 남아 있는 게 아닙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황무지가 노다지로 바뀔 수 있습니다.
 
젊은 청춘들은 안주하기보다는 변화하고 바뀌기 위한 몸부림이 있어야 합니다. 그 변화의 몸부림 속에 엄청난 에너지가 생성되고 개인의 운명이 바뀌고 민족의 역사가 바뀌고 인류 문명이 바뀌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감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로 가라는 것입니다.
 
2000년부터 일본의 한 회사와 자매결연해 기술 교육 및 우의를 다지며 가깝게 지내오고 있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몰라 만날 때마다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저의 마음과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마음 한 편이 늘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특별히 시간을 쪼개 일본어를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서점에서 일본어 CD를 구입해 운전 중에 반복해 들으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운전 중에 하는 공부라서 집중도 되지 않고 뜻도 잘 모르겠고 지지부진하고 어렵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일본 현지에 가서 한번 부대끼며 공부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40이 넘은 나이에, 그리고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몇 개월 비우고 어디로 떠난다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더구나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던 때라 더더욱 시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실이라는 것이 늘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현실의 벽을 깨고 일본 후쿠오카로 혼자 떠났습니다.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일본어 글자 한 자도 모르고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해도 두려움을 떨치고 저의 답답함을 이겨내고 싶었습니다. 통역이 해주는 대로 편안하게 주고받는 것을 거부하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직접 배우고 싶었습니다. 4평짜리 좁디좁은 쪽방을 월 50만원에 얻어놓고 3개월간 일본어학교에 다니면서 매일 10시간씩 일본어 공부를 했습니다. 짧은 도전이었지만 그때의 결정과 행동을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일본어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지만, 겨우 일상대화를 나눌 정도밖에 되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답답함은 여전합니다. 비록 짧은 3개월이었지만, 그때 집중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귀국한 것을 계기로 저는 틈날 때마다 일본어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2008년 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해외시장 개척요원을 선발해 일정기간 교육 수료 후 각 기업별로 해외시장 개척 희망국가에 일정 체재비를 지원해 파견하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본시장 개척요원에 응시했습니다. 난다 긴다 하는 실력을 갖춘 많은 젊은이들이 응시해 경쟁률이 꽤 높았는데, 저는 세 단계의 선발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이번에도 혼자서 도쿄에 파견되었습니다. 9개월간 시장 개척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우리 회사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바이어들을 만나고 시장조사를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일을 계기로 현재까지도 우리 회사 제품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일본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몰랐던 상태에서 그저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며 변화를 꾀하지 않았다면, 우리 회사 제품들을 일본에 수출할 기회는 내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무엇엔가 도전하고 부딪쳐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 들어가고 이것저것 얽힌 게 많아지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변화가 두려워집니다. 그래서 젊을 때 변화를 시도하고 도전할수록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에 따른 성과도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하는 것보다는, 누구나 가는 길보다는, 남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서 가야 합니다. 우리는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태권도 체육관에 다니니까 내 아이도 태권도 체육관에 보냅니다. 피아노, 그림 등 남들 하는 것을 나도 따라합니다. 그러다가 초등학생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그만두게 됩니다. 대학 입시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작 진짜 이유는 남들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남 하는 것을 나도 합니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키웁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도전과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를 못합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짙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위해 수십만 명이 몰려듭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로 가야 합니다. 한가운데 편한 곳이 아니라 가장자리 험한 곳으로 가서 개척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젊기 때문입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대사 중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이 즐겁고 열정적이면 그 일이 힘들지 않습니다. 마음이 강해야 합니다. 마음이 강해야 의지가 강해지고, 마음이 약할 때 의지도 약해집니다.
 
취직이 어렵고 현실이 녹록치 않습니다.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 마음이 약해집니다. 의지력도 약해집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마음을 다잡고 담대해져야 합니다.
 
겨울이 아무리 긴들 봄은 오게 되어 있고, 여름 장마가 아무리 긴들 결국에는 볕이 들게 되어 있습니다. 시련과 고난은 끝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결국에는 기회가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로또 복권 당첨되듯이 대박처럼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고(思考)와 노력이 쌓여 대박 같은 기회가 나를 찾아오는 것입니다.
 
기회는 잡는 것이 아닙니다. 기회가 나를 잡아끌고 가는 것입니다. 기회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노름판에서 한판 터트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큰 것을 잡았다고는 하나, 결국 손아귀에 쥔 물이 빠져 나가듯이 펼쳐 보면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큰 기회는 사람을 버리게 하고, 작은 기회는 사람을 만듭니다. 마음을 정갈히 하고, 강퍅함을 없애고, 도전하고 패기 있는 삶으로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은 단 한 번 살아가는 연습 없는 시간들입니다. 한참 지나보낸 후 후회하기보다는 도전하고 개척하며 본인 스스로 가치 있는 인생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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