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박사정현석 칼럼

빠르고 정확하게

FM애그텍 | 2017-02-08 1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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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농업에 사용하는 살충성분을 가진 제품 한가지가 먼지도 많이 나고, 여러번 만들기도 번거로와 원료들을 한꺼번에 구입하여 몇일 집중해서 빠른 속도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직접 나서서 작업을 독려하여 추운 날씨에 전체 포장을 서둘러서 완료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작업하여 만들어 놓은 제품을 몇몇 거래처에 출고를 하였는데
, 출고된 지 두세달이 지나면서 거래처 및 제품을 사용한 농가들이 제품 상태가 일정하지 않다고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되는 제품들을 다시 반품을 받아서 다 뜯어놓고보니 아뿔사!!’ 워낙 빠른 속도로 서둘러 제품을 만드는 것에 정신을 쏟느라 제품의 혼합 상태들이 일정하지 않아 제품 균일성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결국 남은 모든 제품을 반품으로 받아 재작업을 하느라 요새 다들 고생하고 있습니다.

빠르게는 했는데, 정확하지 못한 것입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속에서 살아가는 일반 서민들의 반복된 일상에서 남들과 다른 빠르고 정확한 생활속의, 그야말로 삶의 달인을 찾아 그 신기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생활 프로그램이지요.
 
보지도 않고 일정한 크기로 면을 잘라내는 출연자, 초밥 하나 하나에 들어가 있는 밥 낱알 숫자 하나하나 까지 동일하게 만들어 내는 초밥의 달인, 복어 조리의 달인, 평양 냉면의 달인, 간장 소라.사태살 덮밥의 달인, 구두닦이의 달인, 양초의 달인, 수제비의 달인, 운동화 세탁의 달인, 튀김 요리의 달인, 호떡의 달인, 탕수육의 달인 ,어묵의 달인등등....
 수많은 우리생활, 주변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그 대상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달인으로 나오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자부심과 기쁨으로 대한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도 자신만의 자부심과 기쁨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서 능숙하고 빠른 솜씨로 다른 사람들이 따라 올수 없는 달인의 경지에 이릅니다. 자신만의 업종에서 그들이 일반 보통 사람들과 일처리 하는 것이 다른 점이 첫째는 일하는 속도가 놀랍도록 빠르다는 것입니다.

즉 스피드입니다.

 모든 달인들이 달인이라는 찬사를 받는 첫번째 기준은 다른 사람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놀라운 스피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 빠름과 더불어 절대적인 정확성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자들이 결국 달인이라는 칭호를 받기 위해서는 정확성에 대한 검증을 거친 후입니다.

 빠르게는 할 수 있으나 정확하지 않으면 달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한석봉이 떡장수 어머님과의 불 꺼진 방에서의 내기도 결국은 정확성입니다. 글씨 좀 쓴다는 한석봉이 결국 떡 썰기와 글씨 쓰기에서 어머니에게 진 것이지요.
 
한석봉 어머니는 지금 시대로 말하자면 떡 썰기의 달인인 것입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 반응이 각각 다르게 나타납니다. 제품을 포장을 시켜 보면, 어떤 직원은 참으로 반듯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만들고 마무리를 하는데 도대체 작업 속도가 느려서 답답합니다.

 또 어떤 직원은 재빠른 속도로 작업을 시원시원하게 해내는데, 작업해 놓은 것을 나중에 자세히 살펴 보면 일정하지 않고 포장 상태가 엉망이어서 재작업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농업학교를 다니던 시절.

 그때는 농업학교인지라 모내기철, 벼베기철 등 농번기에는 2~3일 농촌 일손 봉사를 의무적으로 해야 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학생들은 농사 짓는 친구집에 가서 몇일 농사를 거들고 확인을 받아 학교에 제출하곤 했습니다.

 우리집은 농사를 짓지 않아 손으로 모내기 하던 그 시절, 한 친구 집으로 여러명이 몰려가서 모내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 시절 나는 특히 동작이 빠르고 모내는 속도가 워낙 빨라 왠만한 친구들 여러몫을  하루에 해치울 정도였습니다. 그 때는 농촌 동네마다 젊은 사람도 많던 시절이고, 손이 빠르고 일 잘하는 재주꾼들이 농촌부락마다 다들 몇 명씩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친구 동네에서 첫날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과 어울려 모를 내고 막걸리도 한잔 얻어 먹고 재미있게 일하다가 어찌어찌하여 동네 대표 한사람, 우리학생들 대표 한사람이 각각 한마지기씩 맡아서 누가 빨리 모를 심나 막걸리 세말 내기를 했습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논들이 반듯이 경지정리가 되어 있는 시절이 아니고 그냥 생긴대로 ,크기대로 농사를 짓던 시절이라 농촌별로 한마지기(200) 비슷한 크기의 논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던 시절이었지요. 결국 친구 아버지가 비슷한 크기의 각각 한마지기 정도의 논을 정해 주고 그 농촌 동네에서 손이 날래고 모내기 선수라는 젊은 아줌마하고 우리 농업학교 학생 대표로는 내가 나서서 누가 한마지기 모를 빨리 심는가 막걸리 세말 내기를 펼쳤습니다.

  뒷사람들은 못줄을 잡아주고, 모를 찧여서 던져주고 한마지기 논은 각각 혼자 들어가서 모를 누가 먼저 심는가 하는 시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란한 솜씨로 허리 한번 피는 일 없이 정신없이 모를 심어 오후 다섯시가 다되서 마무리가 되었는데, 한 두어평 차이로 내가 모를 빨리 심어 결국 우리가 이겼습니다.

 농촌 동네 사람들은 원 고등 학생이 모를 그리 빨리 내느냐.” 고 혀를 끌끌 차시며 그날 저녁 막걸리 세말에 삶은 돼지고기까지 푸짐하게 상으로 받아 밤새 퍼마셨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 사나흘정도 지나서 모내기를 해주었던 친구 녀석이 학교에 오자마자 나를 찾더니

! 나 울아부지한테 지게 작대기로 두들겨 맞을뻔 했다! 너 때문에!” 하길래



 “
아니! 왜 나 때문에 지게 작대기로 맞냐?” 하고 깜짝 놀라 물어 보았지요.

! 임마. 너 동네 아줌마하고 막걸리 내기 하고, 논에 심은 모가 몇일 지나 다 떠올라서 울 아부지

혼자서 지금 몇일째 죽어라 심고 계신다!”

아뿔싸..그 모가 다 떠버렸구나!’

 모를 흙속 깊이 제대로 꽂아 모내기를 했어야 하는데 막걸리 내기에 이길욕심에 그냥 빠르게만 묻힐 듯 말 듯 대충 심었으니 결국 몇일 지나지 않아서 죄다 둥둥 떠다닌게지요. 빠르기는 해서 내기에 이겼는데, 정확하게 심지는 못한 것입니다.

  물론 매사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확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빠르고 정확해야 합니다. 정확하고 깔끔하게는 하는데 빠르지는 않다면 그것은 절반입니다. 남들과 뭔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또한, 저처럼 빠르긴한데 정확하지 않으면 그것 또한 큰 문제인 것입니다. 후에 그 댓가를 치루게 됩니다.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그 업종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에 달인이 된 것입니다. 사소한 일들이라 여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일에서 그들은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달인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에서 정신을 집중하며 정확히 할 수 있습니다.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지겹고, 짜증내면서 반복해서 하는 일에는 절대로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가 없습니다. 십년을 해도, 천년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서툰 아마추어 일 뿐이지요. 빠르고 정확하게 그것이 자기일에서 달인입니다. 그것이 프로입니다.

 

우리는 프로입니까? ‘아마추어입니까?

매사 일처리, 행동이 빠르고 정확 하십니까?

아니면 빠른데 정확하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정확하게는 하는데 느립니까?

그나 저나 아니면 빠르지도 정확하지도 않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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