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박사정현석 칼럼

행복은 정말로 지극히 상대적입니다.

FM애그텍 | 2017-02-06 18: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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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이 처음 새나 짐승을 만들었을 때에는 새에게는 아직 날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는 하나님을 찾아가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무런 무기가 없으니 무기를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뱀은 독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자에게는 이빨이, 말에게는 발굽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에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자신을 지키자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은 새의 호소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새에게 날개를 달아주셨습니다. 날개를 얻은 새는 한참 있다가 또 다시 하나님을 찾아와 호소했습니다.

 “날개란 오히려 짐이 될 뿐입니다. 날개를 몸에 달고 있기 때문에 그 전처럼 빨리 달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새여, 너의 몸에 달려 있는 날개를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라. 너에게 두 장의 날개를 준 것은 결코 무거운 짐을 지고 걷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날개를 써서 하늘 높이 날아서, 공격하려는 적으로부터 피하라고 달아준 것이다.”

  저는 1970년대 중후반에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그 당시 교과서 중에 사회과부도가 있었는데 그것을 자주 들여다보는 것을 참 좋아했었지요. 그때 사회과부도 내용 중에 미래 1980년대에 대한 우리의 삶과 대한민국의 발전 모습 등이 잘 표현된 그림과 자료 등이 실려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막연히 1980년대가 되면 현재의 내가 고민하고 걱정, 근심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며 마음을 설레기도 했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그림은 산림이 울창하고 너른 들판에 곧게 뻗은 도로와 잘 정리된 시가지, 그리고 조화롭게 조성된 주거 공간과 맑은 강물 사이로 여유로운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그 그림 속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어서 빨리 그때가 왔으면 하고 학수고대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현재 40, 50대 중년 분들은 공감하리라 사료됩니다.

  그 시절 미래의 모습 중 또 다른 하나는 2000년대엔 소위 마이카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집마다 자가용을 보유하게 되며 여유와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로 보면 집집마다 자가용을 보유한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였습니다. 그 꿈같은 일들이 현실로 이루어지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았지요.

 그 시절 행복으로 꿈꾸었던 마이카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은 생각만큼 크고 오래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막연히 꿈꾸었던 희망과 행복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1980, 90년대가 지나가고 그 후 2000년대가 지나서 이제 2017년입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이 비하자면 상전벽해가 이루어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자신 있게 그 시절보다 행복하다고 답할 수만은 없는 듯합니다.

  또 다른 한 가지. 1980년대 초반 정치적사회적으로 혼란했던 그 시절, 그 토록 염원하던 민주화의 열망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저와 우리 사회 모두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민주화가 이루어졌고, 그 후에 또 다른 변화와 많은 과정 속에 그렇게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토록 열망했던 것처럼 저와 우리 사회 모두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만족한 삶이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질적인 욕구와 목표, 또는 소망하는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은 행복감에 있어서 중요한 조건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보다는 그것을 꿈꾸어가는 과정일 때가 더욱 행복한 것 같습니다.

  먹고 살기가 힘들었던 1960, 70년대는 막연히 경제적 풍요가 이루어지면 그게 바로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이루고, 더 많이 얻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루고 성공하는 것이 바로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실제로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루고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이상적인 민주국가가 되는 등 우리가 생각해도 놀라울만한 일들을 해냈습니다.

  2012년 발표된 UN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행복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대 후반으로 세계 150개국 중 56위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덴마크였으며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이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그간의 다소 단순한 조사와는 달리 미국 컬럼비아대 지질연구소가 주관해 5년 동안 조사 대상 국가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친구, 건강, 소득을 중심으로 한 물질적 충족도, 자유 등 5개 분야에 걸쳐 진행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행복 점수가 가장 높은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은 세계 최상위의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국가들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경제적인 것이 행복지수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돈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행복도 있는 것입니다. 행복지수 최하위 국가들인 토고, 브루나이, 시에라리온 등은 빈곤국가로 경제력 역시 최하위 국가들입니다.

 한편으로 세계 11위권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며 2만 달러가 넘는 국민소득을 이룬 대한민국의 행복점수가 56위로 조사된 것은 다소 안타까운 결과지만, 우리들 중에서 지금 행복한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응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특히 10, 20대의 행복도는 아마 이보다도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간 딸아이의 등교시간은 항상 730분까지였습니다. 630분에 일어나 등교해서 수업이 끝나고 나서 야간 자율학습까지 마치고 집에 오면 밤 1030분 정도 됩니다. 집에 오자마자 씻고 옷 갈아입고, 11시부터 인터넷 강의를 30정도 듣고, 그러고 나야 하루 일과가 끝납니다. 그러다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늘 12시를 넘깁니다.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외고에 다니는 친구는 집과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통학용 승합차를 오전 7시에는 타야 하기 때문에 6시 이전에 일어나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생활하면서 10대 후반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요? ‘지금의 인내와 고통이 미래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니 지금 참고 인내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이 시대의 많은 부모들의 설득이 정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에 행복을 가져다줄지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쳐 대부분의 아이들은 대학 또는, 사회생활에 나서게 됩니다. 과연 우리 사회의 20대들은 얼만 큼 행복할까요?

  많은 20대들이 참으로 힘들어 합니다. 세상의 벽은 점점 높아만 갑니다. 취업의 불안감,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 경쟁에서 내몰리고 낙오될 것만 같은 생각들,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막연한 불안감으로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 남자들한테는 군() 문제도 이 시절 겪는 스트레스 중 하나입니다. 언제 갈 것인가부터 어떤 곳으로 가야 하는가까지 걱정이 많습니다. 여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취업 자리는 적고, 미래에 대한 수많은 불안감이 마음속에 가득합니다. 그렇기에 20대의 행복지수는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조건을 행복의 목적으로 삼았을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결혼 후 좁고 낡은 셋집을 전전할 때, 나의 꿈은 거실 있고 온수가 나오는 집에 사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후 22평 임대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세상에 그 어떤 크고 화려한 집보다도 그 집이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이 크면서 그 행복감도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보다 큰, 진짜 내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보다 큰 아파트를 태어나 처음으로 구입해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전셋집이었지만 몇 년마다 조금씩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었는데 그때 느꼈던 행복감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행복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 행복감도 역시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내 모습이 과거 몇 년 전에 내가 그렇게 염원했던 모습이란 것을 알고 잠깐 웃은 적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현재 모습도 그 누군가는 염원하고 꿈꾸는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행복은 물질이나 시간, 건강이나 지식이나 직업이나, 어떤 것이나 결국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불행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잭 캔필드가 쓴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에 수록돼 있는 의미 있는 이야기 한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오클랜드 섬과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금문교에는 17개의 통행료 징수대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수천 번도 넘게 그 징수대들을 통과했지만 어떤 직원과도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 그냥 날마다 기계적으로 돈을 내고 받고 지나갔을 뿐이다.

 1984년 어느 날 아침,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점심 약속 때문에 다리를 건너기 위해 통행료 징수대 중 하나로 차를 몰고 다가갔다. 그때 내 귀에 큰 음악 소리가 들렸다. 마치 파티 석상에서 울려 퍼지는 댄스 뮤직이나 마이클 잭슨이 콘서트라도 열고 있는 것 같은 요란한 음악이었다. 나는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 문이 열려 있는 차는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른 차에서 들려오는 사운드트랙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통행료 징수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난 지금 파티를 열고 있소.”

나는 다른 징수대를 둘러보았지만 그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몸을 움직이는 이가 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지요?”

그들은 초대받지 않았수다.” (중략)

몇 달 후 나는 그 친구를 다시 발견했다. 그는 통행료 징수대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아직도 혼자서 파티 중이었다. 내가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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