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박사정현석 칼럼

특별함과 특별하지 않음은 사소한 차이가 전부입니다

FM애그텍 | 2017-02-03 13: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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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배우 전도연이 열연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국가로부터 외면 받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인 지극히 평범한 한 여인이 겪는 외롭고 슬픈 이야기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슬퍼하며 안타까워하고 분노했습니다. 착하게 살아가던 평범한 한 가정이 잘못된 보증 하나로 시작해 꼬일 대로 꼬여버리고, 어려워진 형편에 다급한 마음으로 광석 운반이라는 것을 하게 되지만 광석이 아닌 마약을 운반하게 된 주인공.

 여인은 영문도 모른 채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만으로 프랑스 드골 공항에서 체포되어 수감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국에 있는 남편은 어렵사리 아내의 상황을 알게 되고 아내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프랑스 주재 한국 대사관에 많은 연락과 부탁을 하고 재판에 필요한 서류를 보냅니다. 하지만 한국 대사관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보다는 귀찮고 사소한 사건으로 치부해버리고, 여주인공은 재판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기약 없고 대답 없는 재판 참고 자료를 기다리며 긴 수감생활을 합니다. 그 사이 한국의 가정은 엉망이 되고 처절한 고통을 겪게 됩니다. 반년도 안 되어 돌아올 집을 2년이라는 세월 동안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감옥생활을 하며 지쳐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영화 상영시간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명치끝이 쑤시고 아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트리고 한 가정을 절망의 끝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영화는 2004년에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라는 점이 더욱더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201111, 본사를 음성 공장에서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로 이전했습니다. 본사 사무실을 준공하면서 축하 화분을 여러 개 선물로 받았습니다. 1년 지나는 동안 제때 물을 주지 못하거나 방치하다시피 한 탓에 뿌리가 말라 절반 가까이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두다가는 나머지도 다 죽이겠다 싶어 얼마 전부터 아침에 출근하면 잠간 짬을 내어 남아있는 난과 관엽식물들을 관찰하며 잎이 시들하다 싶으면 물을 주거나 전 잎을 제거하는 등 관리를 해주었습니다. 평소에는 잎에 윤기가 없고 제 색깔을 띠지 못하고 비실대던 화초들이 이젠 제법 새순도 틔우고 생기가 돕니다.

  매일 아침 잠깐의 관심과 사랑이 이들에게는 생명의 원천이 된 것입니다. 인생에서 사소한 것은 있을지 모르나 하찮은 것은 없습니다. 비록 말 없는 화초들이지만 생명은 귀한 것이니까요.

 <집으로 가는 길>의 여주인공이 간절히 기다리는, 재판 서류를 확인하고 전달하는 일이 담당 직원들에게는 하찮고 사소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사소하고 하찮은 그것이 여주인공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만 것입니다.

  미국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뉴욕에 가면 지하철을 절대로 타지 마세요.” 한때 연간 60만 건 이상의 범죄가 일어났던 뉴욕, 그 중에 90% 이상이 지하철에서 일어난 범죄였습니다. 1994년 새로 선출된 뉴욕시장과 경찰서장은 뉴욕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줄이기 위해 제안을 합니다. 지하철역에 써진 수많은 낙서 지우기였습니다. 많은 시민들과 여론에서는 쓸 데 없는 짓이라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지하철역의 낙서를 지우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강력히 단속하고 기초 질서를 강화해나갔습니다. 강력한 범죄에 비하면 그 대책과 실행이라는 건 너무나 사소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소하고 터무니없는 작업을 5년여 동안 지속한 결과 범죄율이 75%나 감소했습니다.

 사소한 허점으로 인해 더 큰 문제점과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되는 것을 알고, 사소한 것을 더 이상 사소한 것으로 보지 않고 대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직원 몇 명 되지 않던 초창기 시절 매월 말이면 원부자재 매입거래처 대금 결제하랴 매월 15일이면 직원 월급 준비하랴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염려가 되었습니다. 어떤 달은 25일도 지나지 않아 통장 잔고가 몇 천원밖에 남지 않아 돈을 구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그때에 거래은행 직원이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아 불안하면 차라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시는 것이 어떠십니까?”라고 제안해 마이너스 3,000만원을 대출 처리해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보니 그동안 매월 말이면 통장 잔고 부족으로 인해 초조하고 불안해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잔고가 거의 제로에 이르러도 아직 3,000만원을 더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처음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후 몇 개월은 월말에 잔고가 거의 제로까지 이르거나 간혹 약간의 마이너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세월이 흐르면서 월말이 되면 으레 자연스럽게 마이너스 통장 잔고가 넘어가더니 1년 정도 지나면서는 3,000만원 마이너스 금액에 거의 근접해졌습니다. 그렇게 사소한 마음으로 당연시하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다가 어느 날 문득 아무래도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사소하게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이 결국 한쪽에서 회사의 재정 상태를 어렵게 하고 경영 마인드를 어둡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확신이 강하게 드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월 좀 편히 가고자 사소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마이너스 대출 3,000만원을 상환하고 매월 말을 넘기는 것은 당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급기야 마이너스 대출 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 대책이란 것은 매월 조금씩 적립하며 장기적으로 목돈을 모아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후 몇 년에 걸쳐 마이너스 통장을 완전히 정리했고 그때의 그 경험을 교훈 삼아 그 이후에는 절대로 마이너스 통장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힘들다고 해서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려는 의지보다는 쉽게 생각하고 사소하게 행동하며 결정하는 것들이 점점 깊은 수렁 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가 결국에는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듭니다.

  사소한 것들은 더 이상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크고 확실한 것은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처도 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것들은 지나쳐버립니다. 때론 귀찮아지거나 애써 외면합니다. 결국 그 사소함의 차이에서 모든 결정이 납니다. 사소한 것이 쌓이면 더 이상 사소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강헌구 교수의 저서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에는 다음과 같은 성공 스토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같은 날, 같은 항공사에 취직한 트러디와 베스는 둘 다 세계를 두루두루 구경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트러디는 단순한 구경 이상의 그 무언가를 원했고, 특히 사업에 투신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호텔체인이나 여행가 같은 여행 관련 사업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늘 생각했습니다.

 트러디는 스튜어디스로 근무하면서 세계의 여러 도시들을 돌아보고 그곳에 대한 지식들을 쌓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여행하는 이유도 관찰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축적한 정보들은 여행객들을 안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도시에 관한 정보를 기록한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승객들에게 먹을거리, 쇼핑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항공사의 본사 고위 간부가 서비스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비밀리에 현장조사를 나왔습니다. 그 간부는 트러디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는 너무나 유능했고, 너무나 적극적이었으며, 서비스 역시 완벽했습니다. 식사 제공 시간 때 친절한 것은 물론이고, 아이를 데리고 앉은 부인이 발을 편하게 뻗을 수 있도록 아이를 대신 안아주기도 하고, 손님들의 모든 질문에 일일이 웃으며 명쾌하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출장을 마치고 본사에 돌아온 그 간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러디는 스튜어디스로만 근무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입니다. 그녀는 우리 회사 노선이 닿는 모든 도시를 꿰뚫고 있으며, 그 특징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항상 앞을 내다보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마치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과 같습니다.”

 얼마 후 그녀는 승진하여 지상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새로운 직책은 각 도시에 대한 안내 책자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0년 후 트러디는 여행사의 대리점 오너가 되었고, 그 대리점은 여행업계에서 알아주는 성공적인 사업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트러디의 동료 베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베스도 물론 자신의 일을 좋아했습니다. 그녀의 목표는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이 점점 매력이 없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은 열심히 했습니다. 승객들 사이를 누비면서 식사와 차를 나르고, 재떨이도 비워 주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도 해주었습니다. 특히 술 취한 사람이나 멀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났을 때 그녀는 여전히 스튜어디스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지겨운 스튜어디스 노릇, 아무 발전성도 없는 직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위의 일화를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한 작고 사소한 실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면 한 순간에 많은 돈을 버는 경우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대개 일정하게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한 번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운영과 역량을 거기에 쏟고 경영하게 되면 소소하게 지출되거나 들어오는 수입이 하찮아집니다. 푼돈에는 신경이 덜 쓰입니다. 사소한 지출, 사소한 비용이 몇 년이 지나면 그때는 사소한 금액이 아닙니다.

  한 거래처는 15년을 우리 회사와 거래하고 있는데, 매년 연말이면 수천만 원을 결산하지 못해 곤란을 겪곤 합니다. 매월 지출되는 자잘한 항목이 부지기수입니다. 적게는 몇 만 원짜리부터 몇 십, 몇 백만 원 짜리도 있습니다. 꼭 지출하고 사용해야 할 중요한 것들이라서 지출했다고는 하지만, 면밀히 분석해보면 별 생각 없이 사소하게 지출되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사소한 지출들을 잘 관리하고 적립하면 몇 년 만 모아도 매년 연말에 결산 못하는 것을 얼마든지 해결할 수가 있는데, 아직까지도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월 사소하게 조금씩 새어나가는 돈은 느끼지 못하지만 한 번에 결산해야 하는 수천만 원은 큰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그 수천만 원은 결국 사소하게 조금씩 새어나가는 돈이 수년간 누적되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면서 큰돈을 번다는 것은 매월 사소하게 새어나가는 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그냥 일순간에 큰돈이 벌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늘 일상에서 지출을 아끼고 조금이라도 적립하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목돈이 되는 것입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선수들도 훈련을 할 때, 특별한 훈련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사소한 기본적인 동작들을 반복하고 또 반복합니다. 반복되는 연습과 훈련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조금씩 실력이 자라납니다. 특별한 훈련을 통해서 갑자기 실력이 늘어난다든가 팀의 실력이 뚜렷이 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사소한 것들을 늘 반복하면서 그 뒤에 조금씩 강도를 더하고 체계를 쌓아가면서 실력을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조금씩 목표를 향해 변화를 주고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르게 변화되고 당초에 삼았던 목표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하루하루 내게 일어나고 벌어지는 작은 것들, 사소한 것들에 깊이를 두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보다 진실하고 진지하게 결정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작고 사소한 하루들이 결국 나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것이 더 이상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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