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박사정현석 칼럼

사진가 군상

FM애그텍 | 2020-11-19 16:15:47

조회수 : 242

 아마도 십여 년 전쯤으로 보아야 되겠지요. 멀지 않은 그 시절에는 공원이나 또는 경치 좋은 곳 등에서 삼각대를 펼쳐 놓고 일반인들은 보기 힘든 커다란 카메라, 렌즈를 설치해놓고 사진을 촬영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사진작가님' 소리가 절로 나왔지요.

 사진가라는 것이 무언가 일반인들은 접하기 어렵고 힘든 전문가 다운 포스가 묻어나고 느끼던 시절이겠지요.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지나간 오늘날 우리주변에 수많은 사진전시회, 인터넷, SNS 상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진들, 그리고 전 국민이 사진을 찍다시피 하는 이 시대에 실은 사진가, 사진작가라는 것은 어찌 보면 좀 우습기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처절한 전문성과 직업정신을 가지고 사진작가로서의 큰 예술적 가치를 구현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성능 좋은 고급형 DSLR 카메라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수많은 사진동호회, 평생교육원 사진반 등등에서 사진을 취미로 하고자 배우고 활동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진작가협회라는 곳에 등록 회원이 1만명이 넘어서고 수많은 사진 동호회 카페, 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에서 취미생활을 하는 분들이 부지기수 입니다.
 그러다보니 풍경사진 담기 좋은 계절에 전국 유명 출사지마다 좋은 장면을 담기 위한 사진가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소위 국민 출사지라는 곳에는 때론 방죽이 무너질 듯이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아니 옆에 머리 나옵니다. 좀 숙이세요."
 "그리 앞에 가면 나오잖아요! 좀 나오세요."
 "아니! 여기 전세 냈습니까? 같이 좀 찍읍시다."
 "뭐요? 전세? 새벽 한시부터 기다리고 자리잡았는데 아저씨 늦게 와서 뭔 큰소리요?"

어쩌고 저쩌고 티격태격, 급기야 때론 욕설이 오갑니다.
 고요하고 청아 하여야 할 천년고찰 화엄사 뒤뜰이 구월하순 새벽녘 스님들이 깨기도 전에 고성과 욕설로 때론 아수라장이 됩니다. 천년도량의 무게감이 그놈의 흑매인지 황매인지 때문에 순식간에 속세의 헛된 욕망에 짓이겨 집니다.

 "ㅇㅇ님! 어디에요?"
 "예. ㅇㅇ님 여기요!"
 "자리 잡으셨어요?"
 "언니 이리와요."
 "어! 그래."

 어쩌고 저쩌고 왁자지껄... 새벽녘 곤히 잠들어 있는 민가 주변 출사지에 수십 대 차량이 엉키고 큰소리로 부르고,떠들고... 민가 주민은 죽을 지경입니다. 결국 각종 안내, 경고문이 붙고 나중에는 출입금지 바리게이트가 세워집니다.

 유명 출사지 베스트 갤러리에 올라오기가 무섭게 그 다음날 그 전에 사람구경하기 어렵던 곳에 수많은 인파가 몰립니다. 특히 남이 올린 사진은 그 자리서 기어코 나도가서 담아야 안심이 되나봅니다.
 알려진 사진 장면 자리마다 판박이처럼 수백 명이 같은 사진을 담아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훼손과 갈등은 불가피 합니다. 우리는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소위 '예비군 근성'이 나옵니다. 과거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벌써 걸음걸이가 달라집니다. 목소리도 커지고, 말투도 거칠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좋아서 즐기는 것이지요. 허나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우리들 스스로가 사진가입네, 사진작가입네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출사지를 훼손하고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나아가 나만의 개성이 있는 나 자신의 의미를 찾는 사진보다는 남들 하는 것을 따라하는 그런 판박이 사진만을 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나 스스로 부끄러움과 창피함도 모른 채 담은 작품을 만족해하고 여기저기 올려서 댓글 달리는걸 만족해하고, 전시회를 열고, 작가님, 선생님 소리를 들은들 그것이 그리도 좋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출사지에 늦게 온 사람이 조금이라도 비집고 들어오면 매몰차게 하지는 않았는지요?
 끼리끼리 몰려다니면서 이른 새벽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고 있는지요?
 지금 이 시간 내가 있는 이 출사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근심들 그리고 나 자신은 과연 어떤모습인가?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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